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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개-돼지도 이렇게는 안때려”

입력 | 2017-10-20 03:00:00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첫 공판서 가해 여학생들 호되게 꾸짖어




또래 여중생을 얼굴이 짓뭉개질 정도로 때린 일명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의 첫 공판에서 재판장이 가해 여학생들을 호되게 꾸짖었다.

19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광호) 심리로 열린 공판에 폭행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양(15)과 정모 양(15)은 수의 차림으로 출석했다.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된 윤모 양(14)은 교복을 입고 법정에 섰다.


김 양과 정 양은 6월 부산 사하구의 한 공원과 노래방에서 피해 학생인 A 양(14)을 집단 폭행했다. 김 양 등은 이후 A 양이 경찰에 신고하자 지난달 1일 A 양을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끌고 가 유리병과 철제 의자 등으로 한 시간 넘게 보복 폭행했다. 가해 학생들은 검찰이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동안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임 부장판사는 김 양 등에게 “맞아본 적이 있느냐. 피해 학생의 심정을 헤아려 봤느냐”고 물었다. 또 “중국 조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때렸다”, “개, 돼지도 이렇게 때려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김 양 등은 고개를 숙인 채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우리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그동안 수차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피해자와는 아직까지 합의를 하지는 못한 상태다. 임 부장판사는 재판을 마치며 “만일 피해자처럼 폭행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다음 재판 때 답하라”고 김 양 등에게 요구했다. 다음 재판은 11월 23일 열린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