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이었다. 지인이 추천해 준 ‘만보기 앱’을 계기로 걷기를 시작했다. 이 앱은 단순한 걸음 수를 측정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친구와 일대일 대결을 펼칠 수 있고, 전체 사용자 중에 내가 랭킹 몇 %에 들어가는지 알려주는 앱이었다.
처음엔 별 관심 없었는데, 열심히 걷는 사람들의 랭킹을 보니 은근히 자극을 받았다. 새벽부터 개를 산책시키고, 출퇴근할 때 두 정거장 먼저 내려 청계천을 걷고, 점심시간에 또 걷고…. 아내와 친구, 직장 동료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다 보니 어느 날은 퇴근길에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넌 적도 있다.
요즘엔 하루 2만 보 이상 걸으며 도시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재미가 크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