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시집을 가리라’고 다짐한 서 모 씨(여·33). 오랜만에 소개팅이 들어왔지만 걱정이 앞섰다. 이유는 곧 ‘그날’이 다가와서다. 서 씨는 피부에 문제가 없지만 생리 전만 되면 얼굴에 여드름 꽃이 피기 때문이다.
상당수 여성은 생리 기간 동안 ‘생리전증후군(PMS-Premenstrual syndrome)’을 겪는다. 증상은 대략 생리 예정일 열흘 전부터 나타나는데, 얼굴에 울긋불긋 여드름(뾰루지)이 올라오거나 식욕 증진, 허리 다리 통증, 이유 없는 우울감 등이 있다. 그 중 여드름은 외관상으로 쉽게 눈에 띄는 탓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얼마 전 필자 병원에선 여드름 증상을 경험한 일반 여성 1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5%가 ‘여드름이 생리 전후로 갑자기 생긴다’고 답했다. 여드름이 생기는 부위는 ‘턱 주변’이 68%로 가장 많았고 볼 32%, 이마 22%, 코 주변 17% 순이었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그냥 놔두거나(39%) 손으로 직접 짜는(31%) 게 대부분이었다. 여드름 전용 화장품을 바르는 이도 20%였다. 이번 조사에서 평소 체질적으로 여드름이 생기지 않더라도 생리 전후 갑작스런 호르몬 변화로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언제든 생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생리 전후로 여드름이 생기는(혹은 심해지는) 이유는 ‘호르몬’에 있다. 생리 주기에 따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가 늘고, 표피세포의 재생 속도가 저하돼 화농성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생리 전 7일은 피부가 가장 민감해지는 때다. 서 씨처럼 중요한 자리에 가야할 경우 생리 주기에는 피하는 게 좋다.
생리 전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여드름이라도 관리를 잘못하면 만성이 될 수 있어 식습관 및 생활습관으로 관리해주는 게 좋다.
먼저 하루 2회 이상 깨끗한 세안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세안 시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손톱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닦아준다. 간혹 생리 즈음에 피부가 푸석푸석해 보여 평소보다 화장을 두껍게 하거나 미백, 영양 등 케어 횟수를 늘리는 건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생리 때 식욕이 증가해 초콜릿이나 과자 등 고당질식품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도 피해야할 부분이다. 이는 피지 분비를 자극해 여드름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간식은 먹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