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어제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일본 NHK는 22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을 합할 경우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465석 중 310석)을 확보할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베 총리가 역대 최장수 총리에 등극할 것이란 관측도 벌써부터 나온다.
아베 총리는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재단 대학에 학부 신설 특혜를 제공했다는 ‘사학 스캔들’에 휘말려 7월엔 내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인 20%대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안보 위기론이 확산되고 지지율 50%대를 회복하자 내년 12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중의원을 해산하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거 내내 “일본의 평화와 행복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묻는 선거”라며 연설 대부분을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북핵 위기를 국정 장악력 강화, 정권 연장의 호재로 삼은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육해공군이나 여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 규정을 고쳐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자위대는 북한 사태 개입을 빌미로 한반도 문제에도 간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