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넘긴지 10년만에 ‘장중 새역사’…세계증시 훈풍-기업실적 ‘쌍끌이’ 北 도발 잠잠-中 사드 보복 완화 등 발목잡던 대외리스크도 주춤 “연말까지 상승세 이어갈 것” 전망… 美-한은 금리인상 등 변수 남아
○ 10년 만에 2,500 새 역사
23일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2,500.33까지 오르면서 장중 2,500 선을 돌파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가 종가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2,490.0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글로벌 증시 훈풍·기업 실적 개선에 상승세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글로벌 증시의 덕을 많이 봤다.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정부의 세제 개편을 앞두고 법인세 감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몰린 결과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71% 오른 23,328.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36% 오르며 동반 사상 최고가를 썼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세계 증시가 대체로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등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증시를 이끌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도 14조5000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를 위협해 왔던 대외 리스크도 주춤한 모양새다.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이후 잠잠해진 북한이 코스피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지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로 시진핑 2기가 출범하면서 사드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져 연내 2,600 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를 IT가 주도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IT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연내 2,600 돌파를 넘어 내년에는 3,000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 김재홍 센터장은 “수출 외에 내수 부문에서는 아직 회복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500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어 실제 실적 발표 시즌에는 주가가 그리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