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교육당국 심야협상… 243시간→209시간 전환 전제로 수당 인상… 막판 합의문 수정 ‘2차 급식대란’ 가까스로 넘길듯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당국이 내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통상임금 산정시간 ‘209시간’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해온 가운데 23일 오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막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양측은 209시간 전환을 전제로 근속수당 인상 등에 합의하고 막판 합의문 자구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교섭이 결렬되면 25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교섭 타결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우려한 ‘2차 급식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 교육부 및 15개 교육청은 학비연대와 집단교섭을 진행했지만 파행을 겪어왔다. ‘급식대란’ 우려가 커지자 19일부터는 협상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교육부가 서울과 부산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과 대표 교섭단을 꾸리기도 했다.
이에 학비연대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라며 단식 농성까지 벌여왔다. 학비연대는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줄인다면 원래 산정시간인 243시간과의 차액 25만6020원(34시간)을 기본급과 근속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근속수당의 경우 내년에는 2년 차부터 3만 원을 지급하고 매년 3만 원씩 인상해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7년 차 이하 비정규직들이 산정시간 축소에 따른 손실액을 보전받는 효과가 있다.
전체 학교 비정규직(14만여 명) 가운데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식보조 등 학교 급식인력은 6만5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6월 29, 30일 이틀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장기근무가산금(근속수당)의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면서 전국 국공립학교 2100여 곳에서 급식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시도교육청은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단축 수업을 실시해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한 학교도 있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급식 차질이 우려되자 학부모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세종시학교운영위원장연합회와 세종시학부모회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처우 개선을 위한 학비노조 파업이 합법적이라도 급식을 중단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파업 철회를 요구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