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 개헌발의선 확보
○ 아베 “희망의당 등 여야 협력” 개헌연대 시사
연립여당(313석)에 개헌에 전향적인 희망의당(50석) 및 일본유신회(11석)를 합치면 전체 의석의 약 80%를 차지한다.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 개헌에 유보적인 공명당(29석)을 제외하고도 충분히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향후 일정에 대해 “자민당의 개헌안을 국회 헌법심사회에 제안하고 국회 논의를 통해 국민의 이해를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자민당 개헌안을 내놓고 정치권에서 논의를 진행하면서 국민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을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5월 인터뷰에서 ‘2020년 새 헌법 시행’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선거 압승으로 아베 총리의 국정 장악력과 당내 입지는 한층 굳건해졌다.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전날 자민당이 압승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아베 총리 다음은 아베 총리”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가을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3연임을 지지하겠다는 뜻이다. 3연임에 성공하면 아베 총리는 2021년까지 안정적으로 집권할 수 있으며, 2019년 11월이 지나면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 동안 통화를 하고 대북 정책 등을 협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대승리를 축하한다. 강한 리더가 국민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5일 함께 골프를 치기로 했다.
○ 고이케 “완패” 인정…야권 정계개편 이뤄질 듯
야권에서는 선거 직전 급조된 두 정당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한때 돌풍을 일으킨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희망의당은 기존 의석(57석)에서 7석이나 줄어든 50석을 얻으며 몰락했다. 반면 진보 성향 민진당 의원들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를 중심으로 만든 입헌민주당은 기존 의석(15석)의 3배를 넘는 55석을 얻으며 제1 야당이 됐다.
입헌민주당은 야권의 합종연횡 과정에서 원칙과 명분을 지킨 점이 평가를 받으며 표심을 모았다. 향후 공산당 사민당 등 군소 야당들과 연대하며 반(反)아베 전선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다노 대표는 “궁극적으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이 정권을 다투는 두 개의 큰 세력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서영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