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오스트리아 연구팀 “사회통합 기여” 美서 연인 만나는 방식 2위 올라… 결혼 만족도도 전통만남보다 높아
‘가벼운 만남’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가 의외로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매치닷컴(Match.com)’, 소개팅 앱 ‘틴더(Tinder)’ 같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내 타 인종 간 결혼이 늘고 결혼의 지속도도 높아지는 등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호수에 오르테가 에식스대 교수와 필리프 헤르고비치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온라인 데이팅 상황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친구에게 소개를 받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연인을 만나는 것보다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을 연인으로 만날 때 사회 내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이 연인을 만나는 방식 2위가 온라인을 통해서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개팅 앱 틴더는 5000만 명이 사용하며 매일 1200만 건 이상의 매칭을 만들어낸다.
연구팀은 실제로 인기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가 등장한 시점을 기점으로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4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오케이큐피드’가 생긴 이후 미국 내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은 2006년 약 13%에서 2009년 약 15%로 2%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이전 7년 동안 2%포인트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증가인 셈이다. 틴더가 등장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도 타 인종 간 결혼이 2%포인트 증가했다.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이뤄진 결혼의 만족도나 지속도가 전통적인 만남을 통한 결혼보다 높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 온라인 데이트가 가능한 시기에 이뤄진 결혼이 이런 기술이 없던 시기의 결혼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사회심리학자인 엘리 핑컬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데이팅은 우리가 만나지 않을 법한 사람들을 소개해주며 데이트 상대 범위를 넓혀주기 때문에 오늘날 엄청난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약 1000개의 소개팅 앱이 성업 중인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이 생겨날지 주목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