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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신생아 1%가 앓는 ‘선천성 심장질환’ 협진 시스템으로 완벽한 치료 이끈다

입력 | 2017-10-25 03:00:00

소아심장질환
신체 작고 성장과정까지 고려해야 해… 성인환자 비해 고도의 전문성 필요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심장센터 운영
각 분야서 소아심장 협진 시스템 구축… 출산 전부터 태아 관리·치료비 지원




고려대 안산병원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의 빠른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등이 함께하는 소아심장 협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고려대 안산병원은 지역적 특성상 젊은 인구가 많고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고 있어 소아환자의 비율이 높다. 이에 병원은 소아환자에 대한 세분되고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소아심장센터는 여러 소아진료 분야 중 지역사회의 요구와 필요성에 따라 가장 체계적인 진료 프로세스가 요구되는 심장분과를 전문센터로 확대해 운영하게 됐다.



전문센터 운영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


의학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는 와중에도 선천적으로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심장질환이다. 전체 신생아의 1% 정도에 해당할 만큼 많은 아이에게 발생하는 병이다.

하지만 소아환자는 신체가 작고 성장과정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성인환자에 비해 고도의 의료기술과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특히 소아심장 분야의 경우 매우 작은 심장을 세밀하게 수술해야 하므로 많은 경험을 지닌 전문 의료진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심장센터의 운영은 그 역할이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임신 이후 태아가 점점 성장하면서 부모들은 아이가 과연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걱정하게 되고, 주기적으로 태아검진을 통해 아이의 건강 여부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많이 발견되는 질병이 바로 선천성 심장질환. 이는 심장의 기형과 장애로 인해 혈액을 통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는 심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질병을 인지한 부모들은 계속 성장을 해야 하는 아이의 심장을 수술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많은 걱정과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보호자들의 고민을 함께해온 고려대 안산병원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빠른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각 진료과 의료진이 함께하는 소아심장 협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출산 전부터 아이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각 분야에서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진은 산전 검사를 통해 태아의 심장 이상이 발견되면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출산 후 본격적인 진단을 한다. 이에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질병에 따라 수술 혹은 시술을 통해 아이가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소아심장 전문의인 장기영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다 개흉술(가슴을 열어서 수술하는 방식)을 진행하는 건 아니고, 증상에 따라서는 혈관에 디바이스를 넣어 시술하는 방식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상급 종합병원 중에서도 신생아의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데, 고려대 안산병원은 관련 진료과가 협심해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숙련된 의료진들이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환자는 작은신체와 성장과정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성인환자에 비해 고도의 의료 기술과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경기 서남부 유일의 신생아 소아심장 수술팀

성인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신생아의 작은 가슴을 열어 혈관을 직접 만지면서 진행하는 소아심장 개흉술은 그 어떠한 수술보다 난도가 높고 많은 임상 경험이 요구된다. 또한 성인의 수술처럼 이상 부위를 수술하고 회복을 지켜보는 것을 넘어 아이의 성장과 외형적인 변형까지 고려해야 한다.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아이의 불편함과 문제점을 판단해 조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임상 경험과 의료진간의 소통은 필수적이다.

소아심장수술은 단순히 전문의 한 명만의 힘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집도를 책임지는 흉부외과 의료진과 함께 전담으로 꾸려지는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간호사 등 소아심장수술 전문팀이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수많은 수술을 통해 손발을 맞추며 함께한 팀워크는 많은 아이들의 성공적인 치료를 이끌었고,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책임지는 의술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신홍주 고려대 안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선천성 소아심장질환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 특히 우리 병원은 출산율이 높고 신혼부부 거주 비율이 높은 경기 서남부권의 유일한 상급 종합병원인 만큼 그들의 건강과 행복한 미래를 책임지는 소아심장센터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병원은 아이의 출산부터 치료, 성장까지 책임지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 거점병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아심장수술에 대해서도 “단순 질환의 수술은 대부분의 경우 약물 복용이나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할 수 있으며, 여러 심장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 질환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내원과 진료로 관리해준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생활과 함께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지원사업 통한 나눔과 공감의 치료


복합 질환에 대해 진행하는 개흉술은 저소득층 가정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문화가정이 밀집해 있는 안산에서는 언어의 문제까지 더해 병원의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가정이 많다. 과거부터 소아환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은 이러한 부담을 줄여 가족들이 환아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와 언어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가정을 보듬기 위해 설립한 로제타홀센터는 외국인 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는 ‘코시안의 집’ 등 다양한 다문화가정 복지단체와 연계한 의료사업을 전개해 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의료비 지원과 함께 다양한 외국어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며 자칫 놓칠 수 있는 소아환자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한국심장재단과 연계한 지원사업 또한 소아심장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심장병 환자의 진료비를 지원하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수많은 소아심장 환자들이 치료 후 건강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