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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200km 고속주행에도 코너링 안정적… 운전하는 재미 ‘쏠쏠’

입력 | 2017-10-25 03:00:00

현대차 ‘제네시스 G70’ 시승기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G70에 담은 의미는 여러 가지다. 현대차는 지난달 G70을 공개하며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에 맞설 차라고 소개했다. C클래스와 3시리즈는 ‘럭셔리 세단의 엔트리 모델’로 불린다. 평범한 차와는 뭔가 다른 성능을 지니고 차별화된 가치를 가져야 하는 차다. 그런 가치에 눈뜬 사람들이 제일 먼저 눈길을 주는 자동차인 C클래스와 3시리즈에 견줄 자동차를 만든다는 건 여러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현대차 바람대로 된다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현대차 브랜드 가치는 한 단계 높아진다. 국내외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G70 흥행에 성공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을 추진할 거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을 하든 안 하든 G70 성공은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지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소비자들 머릿속에 있는 현대차 지위를 올리는 건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현대차에 매우 절실한 문제다.

지난달 체험한 제네시스 G70은 성능 면에서는 분명 그들의 바람을 실현시켜줄 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승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경기 포천시를 오가는 13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모델인 3.3L 트윈터보 차량이다. 제네시스에서 ‘G70 스포츠’로 따로 구분 지을 정도로 주행 성능을 강조한 모델이다.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시속 100km을 지나 200km까지 빠르게 치고 나갔다. 고속 주행이지만 흔들림은 적었고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단 곡선을 돌 때 운전석에 비해 조수석에서는 상대적으로 쏠림이 심하게 느껴졌다.

G70 스포츠의 최고출력은 370마력(ps)이고 최대토크는 52.0kg·m이다. BMW 3시리즈에서 가장 힘이 좋은 330i의 최고출력은 252마력(ps)이고 최대토크는 35.7kg·m이다. 디젤 모델을 비교해도 G70 힘이 뛰어나다.

G70 2.2 디젤의 최고출력은 202마력(ps) 최대토크는 45.0kg·m이다. BMW 320d의 최고출력은 190마력(ps) 최대토크는 40.8kg·m로 역시 G70가 앞선다. 수치로 나타나는 우수한 힘은 실제 도로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고속 주행에서 주로 사용하는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면 시트가 자동적으로 운전자를 조여 준다. 안정감을 배가할 수 있는 장치다. G70은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체형에 맞는 시트 위치를 설정해주는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도 탑재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저마다 운전 습관에 따라 시트 위치를 조절하는 게 보통이다. 활용도 측면에서 스포츠모드의 자동 시트 조절 기능이 더 반가운 이유다. 스포츠모드에서 시트가 조절되고 엔진 사운드도 커지면 달릴 준비가 됐다는 느낌이 들어 재밌다.

G70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4.7초다. 종전에 국산 양산차 중에서 가장 빨랐던 기아자동차 스팅어(4.9초)보다 0.2초 빠르다. G70이 4개월 늦게 나오기도 했고 형제 관계로 여겨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품 사양을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총괄하는 점을 고려하면 G70이 좀 더 빠른 건 당연해 보인다.

G70과 스팅어를 비교하면 주행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실제 두 차는 동력 기관 부품과 설계가 거의 비슷하다. 스팅어가 운전석이 좀 더 낮게 설계된 탓에 날렵하게 달려 나간다는 느낌을 준다. 크기는 스팅어가 더 크다. G70의 전장은 4685mm 스팅어는 4830mm다.

수치보다 더 잘 와 닿는 크기 차이는 뒷좌석에 있다.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G70의 뒷좌석은 좁다. 스팅어는 뒷좌석 가운데 턱이 무릎 높이로 올라와 있는 탓에 ‘5명은 못 타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G70 뒷좌석에 앉으면 웬만하면 뒤에는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뒷좌석은 제조사인 현대차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G70는 애초에 패밀리 세단으로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클래스와 3시리즈가 그러하듯이 아이가 있는 가족이 아닌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젊은층이 주 고객이라는 것이다. 운전하는 재미를 견인할 성능은 입증됐다. 물론 기술 진보를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