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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설득하는 한편,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입장.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 20여 명과 환담 및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몇 달간의 민주노총의 진정성 있는 대화 요구를 형식적인 이벤트 행사로 만들며 파행을 만들고 있다”면서 “민주노총은 오늘 대통령과의 간담회와 행사에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5월부터 공식적으로 대통령과의 대화와 노정교섭을 요구해왔다. 민주노총은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노정교섭 복원이라는 큰 방향에서 노정간 신뢰와 존중 속에 이전 정권과 다른 진정성 있는 만남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자리로 만들기 위해 참여준비를 해왔다”면서 “이번 불참 결정은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은 청와대의 일방적 진행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2부 만찬행사에 민주노총 소속 일부 산별 및 사업장을 개별 접촉하여 만찬 참여를 조직했고, 이 과정에서 마치 민주노총의 양해가 있었던 것인 양 왜곡하기도 했다”면서 “이는 대화의 상대인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고, 민주노총의 조직체계와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청와대에 2부 만찬행사에 민주노총 소속 개별조직에 대한 초청을 중단할 것과 관련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떤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도 없이 개별 접촉한 민주노총 산별조직과 산하 조직 참가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오늘 간담회를 추진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부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는 문재인 정부의 홍보사진에 언제나 동원되는 배경 소품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존중하길 원한다. 촛불혁명이 요구하는 노동존중 사회,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이 보장되고 보호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공통의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고 함께 설계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민주노총은 오늘의 간담회 불참결정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청와대와 정부에서 오늘의 이 사태가 발생하게 된 과정을 반추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존중이 없이 신뢰 있는 대화는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진정으로 노동존중의 의지로 책임 있는 노정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세련된 이벤트가 아니라 우직한 진실성”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의 불참 의사와 관련해 청와대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설득하는 한편,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