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지대인 두바이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열대기후인 리우는 혹한의 추위로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도쿄에는 거대한 우박이 떨어지고 뭄바이에서는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1억4천만 년 전 마지막 화산이 폭발했던 홍콩에서는 용암이 분출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지오스톰'이 그리고 있는 지구의 모습이다. 지오스톰은 인간이 기후를 조작한다는 내용의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 속 각국 정부는 기후 변화로 지구의 생존이 위협받자, 기후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인 '더치 보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영화처럼 기후를 조작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후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각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은 개인의 소소한 변화부터 전 세계 현안 해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SK텔레콤의 ICT 체험관 \'티움\'(출처=IT동아)
미래관은 몰입감 높은 체험을 위해 흥미로운 스토리로 구성됐다. 방문객 10명이 원정단이 돼 ICT로 구현된 2047년의 첨단 미래도시 '하이랜드' 여행에 나선다.
여행은 미래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을 타고 시속 1,300km로 달리며 시작되고, 우주관제센터, 홀로그램 회의실, 텔레포트룸 등 다양하게 꾸며진 10여군데 공간을 이동하며 이뤄진다. 해저와 우주를 넘나드는 여정에 재난/조난/부상 등 여러 위기와 봉착하지만, 첨단 ICT를 통해 이를 모두 해결하고 하이랜드 원정을 무사히 마친다.
티움의 하이랜드 가상 여행(출처=IT동아)
SK텔레콤 관계자는 "티움에는 미래에 가치 있게 활용될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티움을 통해 미래 ICT 생태계와 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ICT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등의 통신사들이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CT까지 영역을 넓히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매번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허리케인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은 이전부터 허리케인의 진로와 세력을 예측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 해양 대기청(NOAA)과 미 항공 우주국(NASA)는 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허리케인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
빅데이터는 또한 이미 발생한 허리케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를 휩쓸었다. 이때 인터넷 커뮤니티는 SNS를 통해 재난민 수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재난민의 난방을 위한 주유소 위치와 기름 보유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지도를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는 주민들의 재난 구조 활동을 위해 적극 활용됐다.
빅데이터를 통해 특정 지역의 사람 수를 헤아릴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이동통신 기지국 내 스마트폰 위치를 기반으로 피서객 숫자를 집계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부산 해운대구와 송정 해수욕장에 첫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향후 실시간 교통분야 및 재난 대처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후 이 기술이 미래 재난 관리에 본격 적용된다면, 재난 발생 시 고립된 재난민 수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고립으로 인해 식품대란이 예상되는 지역의 수요를 파악해 구조물품을 전달할 수도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 기술은 자연재해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통해 사회안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 관련 파트너사들과 함께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LoRa)'를 활용한 생활밀착형 사물인터넷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이 중 '키코(Keyco)'는 영유아 및 치매 노인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SK텔레콤 사물인터넷 제품 '키코'(출처=IT동아)
키코는 GPS를 활용한 열쇠고리 모양의 기기로, 피보호자의 소지품에 키코를 부착해 두면, 보호자는 피보호자의 위치 정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 확인할 수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피보호자는 보호자에게 위치 정보와 호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한편 가상현실(VR) 기술은 고령화시대 노인복지 문제 해결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VR 기술은 요양기관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감 회복과 재활 효과, 인지기능 향상 등에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망상 현상을 보이는 치매 노인이 가족을 찾을 때, VR을 활용해 가족을 즉석에서 마주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움직임이 어려운 노인에게 이색적인 여행지나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시청각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작을 통해 상호작용이 가능해, 재활이나 다이어트, 균형 감각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MIT의 학내 벤처 '렌디버'(Rendever)'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VR을 통해 추억의 장소를 경험하도록 하면서 인지 치료와 치매 진단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이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VR 기술의 밑바탕이 되는 ICT의 미래를 티움을 통해 좀더 많은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