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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순위 지명권 거머쥔 조동현감독 “영환아 네가 복덩이구나”

입력 | 2017-10-25 05:45:00

개막 초반 3연패로 얼굴빛이 어둡던 kt 조동현 감독(가운데)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1∼2순위 선발권을 한꺼번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 KBL


올 1월 조성민↔김영환+1R 지명권 교환
kt 온 김영환, 후배들 리드하며 제몫 톡톡
신인 지명권, 추첨식서 2순위 당첨 환호성

프로농구 kt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식에서 1, 2순위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kt가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kt는 SK로부터 양도받은 1순위 지명권으로 장재석(오리온)을 선발했다.

신인드래프트는 향후 5∼10년간 팀을 이끌 유망선수를 뽑는 기회다.

올해에는 허훈(연세대), 양홍석(중앙대 중퇴) 등이 강력한 상위지명후보로 꼽힌다. 지명순위가 정해진 직후 kt 조동현(41) 감독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kt를 포함한 8개 팀이 같은 12.5%의 확률을 가져 내심 기대가 컸지만 6순위가 나오는 바람에 최대어로 꼽힌 이종현(현대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를 놓친 아픔이 있다.

당시 허탈해하던 조 감독의 표정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순위추첨결과는 더 큰 기쁨으로 다가 왔다.

kt는 1∼2순위 지명권을 한손에 거머쥐면서 전력보강이 가능해졌다.

신인지명권 추첨이 끝난 뒤 조 감독이 가장먼저 머리에 떠올린 이는 바로 팀의 주장 김영환(33)이었다. kt는 1월 팀의 간판 조성민(34)을 LG에 내주고 김영환과 올해 1라운드 신인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트레이드 시켰다는 이유로 조 감독과 구단관계자들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조성민을 얻은 LG는 엄청난 조명을 받았다.

이에 반해 김영환에 대한 관심은 초라했다. 조 감독은 “트레이드 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팀 개편을 위해 감수해야만 했다. LG에서 원하는 선수가 조성민 뿐이었다. 리빌딩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 때 김영환도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팀에 와서 농구도 잘할뿐더러 고참답게 후배들을 잘 이끌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얻어온 LG의 신인 지명권이 이번 추첨식에서 2순위로 나오면서 kt는 두 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조 감독은 드래프트 직후 김영환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우리 팀에 행운을 가져다줬다. 김영환이 네가 복덩이다”며 기뻐했다.

김영환은 “감독님이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팀이 뽑는 신인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야 할 것 같다. 올 시즌에는 반드시 플레이오프를 나가야 한다. 그래야 조 감독님과 더 오래 농구할 수 있을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조 감독은 “순위 추첨결과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개막 3연패 중인 팀이다. 팀을 잘 정비해서 연패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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