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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제약 시장 ‘게임 체인저’ 될것”

입력 | 2017-10-25 03:00:00

獨 세계의약품전시회 참석 김태한 사장 인터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23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의약품전시회(CPhI) 사전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 관행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23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의약품전시회(CPhI) 사전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에 나섰다. 비서구권 기업 최고경영자로서 CPhl 기조강연을 한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수요의 성장과 신뢰도 높은 공급 능력’을 주제로 세계 바이오 및 합성의약품 기업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100여 명을 상대로 강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음 달 10일로 상장 1년을 맞는다. 김 사장이 언급한 ‘게임 체인저’는 세계적 제약사들이 자사 개발 바이오신약의 70∼80%를 직접 생산하는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개발회사의 직접 제조비용보다 더 싸게 공급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신약도 위탁해 생산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월 말 3공장을 준공한다. 1, 2공장과 합쳐 전체 생산 능력이 36만 L(배양기 기준)가 돼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경쟁 기업인 론자가 26만 L, 베링거인겔하임이 25만 L 정도다. 생산능력이 크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도 많다.

김 사장은 “공장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공정관리를 효율화함으로써 론자나 베링거인겔하임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 3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가격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씨앗’이 되는 세포주 개발과 임상의약품 생산을 해주는 위탁개발사업자(CDO)로 외연을 넓히는 것에도 착수했다. 곧 세계적 제약회사와 협업해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김 사장은 “세계 바이오의약품 개발 현장에서는 신약 물질을 개발하고도 임상의약품을 제때 만들지 못해 애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바이오 벤처들에게는 안정적인 개발 인프라를 제공하고 우리는 그들을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 기업들의 추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약산업에서도 시간은 곧 돈이다. 우리는 공장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와 고품질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이들 기술은 일이 급하면 야근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의 문화와 정확한 공정관리 기술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부지를 인천 송도 본사에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투자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김 사장은 “2020년경 알츠하이머병 치료용 바이오신약의 성패가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 개발 회사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4공장을 바로 착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알츠하이머병용 바이오의약품은 고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정기적 투여로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설비투자를 미래 해둬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공장 준공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는 생산 승인 기간이 경쟁사들은 통상 4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2년 5개월이면 받아낼 정도로 품질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알츠하이머병용 같은 대형 신약이 개발되면 상당수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4공장 이후의 공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 직접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9.4% 성장해 약 344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크푸르트=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