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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양적 완화 중단’ 대비를”

입력 | 2017-10-25 03:00:00

日공적연금 미즈노 CIO




“글로벌 증시 호황은 중앙은행이 만든 ‘양적완화’라는 쿠션 위에 있습니다.”

미즈노 히로(52·사진) 일본공적연금(GPIF)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증시가 연일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중단할 경우 현재의 붐업이 지속될지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즈노 CIO는 “미국이 (금리 인상 등) 자산 축소 기조에 들어갔고 유럽과 일본도 따라가고 있다”며 통화 긴축 시대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일본식 버블까지는 아니지만, 상승 탄력이 지속될지는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미즈노 CIO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창립 1주년 포럼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증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GPIF는 1조2000억 달러(약 130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이다. 2014년 선임된 미즈노 CIO는 위험 자산 비중을 크게 늘려 수익률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등 조직 개혁을 이끌고 있다.

미즈노 CIO는 공적 기금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을 예로 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을 운용하는 공적 기금은 단기 실적을 추종하는 민간 자금과는 다르게 운용돼야 한다”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사회책임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Environment)과 사회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따져 공적 역할을 다하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GPIF는 여성 임원 및 이사회 참여 비율이 높은 기업에 우선 투자하고 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며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 없이 공전(空轉) 중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얽힌 인연도 언급했다. 미즈노 CIO는 “취임 후 3년 동안 국민연금과 전략적 제휴를 위해 만날 기회가 2번 있었는데 관리자가 바뀌면서 매번 미팅이 취소됐다”며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공적 연금 운용자가 자주 바뀌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