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등 일련의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스마트’란 개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쓰임새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물류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소위 ‘스마트 물류’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신속성(Speed), 시장지향성(Market-oriented), 정확성(Accuracy), 신뢰성(Reliability), 첨단기술(Technology) 등 크게 5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 물류 구현을 위해 적극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DHL이 추진 중인 ‘물류 디지털 기업 2020(Logistics Digital Enterprise 2020)’ 계획을 주목해 볼 만하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물류 디지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 아래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 영역에 걸쳐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 시스템, 조직 학습 및 커뮤니케이션 방식,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디지털화의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DHL은 이산화탄소 감소를 전제로 운송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제시해 많은 고객사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타깝게도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전 영역에 걸쳐 적극적인 디지털화에 나서는 글로벌 물류 기업들과 달리 국내 물류 기업들은 여전히 창고관리시스템(WMS), 운송관리시스템(TMS) 중심의 물류 관리에만 집중하는 실정이다. 물론 보관(warehousing)과 운송(distribution)이 물류의 본원적 기능이기 때문에 디지털화의 핵심 타깃이 돼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진정한 스마트 물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