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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앞 촛불행진” vs “후원 끊겠다”

입력 | 2017-10-25 03:00:00

28일 촛불 1주년 집회 싸고 참여연대-친문세력 갈등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를 주도했다고 주장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촛불집회 1주년 행사 포스터. 사진 출처 참여연대 홈페이지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집회를 적극 주도했던 시민단체가 집회 1주년을 맞아 청와대 행진을 추진하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단체에 포함된 참여연대에 “강행하면 후원 자체를 취소하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퇴진행동)는 28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첫 집회를 기념하는 ‘촛불 1주년 대회’를 연다. 하지만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퇴진행동의 청와대 행진 자체를 반대했다.

23일 ‘청와대와 시내 방향으로 행진하고 1주년 대회를 마무리한다’는 행사 계획이 알려진 뒤 문 대통령 팬카페인 ‘문팬’에는 “행사 참석을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달았다. 행사를 주도한 참여연대 홈페이지, 페이스북에도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워선 안 된다. 청와대 행진을 제외하라”고 요구하는 댓글이 170여 개 올라왔다.

댓글에는 “시민이 일군 촛불의 성과를 마음대로 재단한다” “차라리 여당 당사로 가는 게 맞는 것이 아니냐” “우리끼리 갈등하면 보수 세력에 비판당할 꼬투리를 줄 수 있다” 등의 비난 문구가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민대협)가 준비한 ‘촛불 1주년 대회’ 사전 행사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대련과 민대협의 행사 제목에는 ‘문재인은 촛불의 경고를 들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문팬’ 회원들은 “문 대통령을 광장에 초대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저런 문구를 앞세울 수 있느냐”며 “예의도 버릇도 존중도 없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청와대 행진은 항의 목적이 아니다. 촛불집회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한 ‘승리의 경험’을 재현하는 의미”라며 “일부 반발을 고려해 행진 경로를 바꿀지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퇴진행동의 ‘청와대 행진’ 계획이 알려지면서 진보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퇴진행동 집회에 가지 말고 국회, 자유한국당이 있는 여의도에서 별도로 축하 집회를 열자”는 제안도 나왔다. 일부 회원들은 28일 오후 6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촛불 1주년 기념 촛불파티’를 열기로 하고 행사 포스터까지 제작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 적폐 5적 청산 집중투쟁’ 행사를 27일까지 이어가는 상황을 두고도 여권에서 결의대회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있다. ‘청와대 앞 결의대회’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23일 트위터에 “(청와대 앞 결의대회는) 시민 참석이 어렵고 촛불 1주년과도 맞지 않는다”며 “차라리 이명박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시위하는 것이 민심 아니냐”고 썼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