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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당신의 입안에서 ‘돌’이 자랄 수 있다”

입력 | 2017-10-26 03:00:00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최정석 교수(오른쪽)가 최근 타석증 수술을 받은 이진기 씨의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이진기 씨(29)는 최근 오른쪽 턱 아랫부분이 갑자기 부어올랐다. 식사하거나 침을 삼킬 때 턱과 목에 이질감도 느껴졌다. 통증까지 있어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단순 염증 진단과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약을 먹을 때만 잠시 증상이 완화될 뿐 극심한 고통이 계속되자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 최정석 교수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 씨가 타석증(唾石症)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씨는 입원한 뒤 침샘내시경술로 침샘 주변에서 1cm 크기의 돌을 제거했다.

이 씨는 퇴원해 통증 없이 음식을 섭취하는 등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타석증은 침샘이나 침샘관에 돌(석회물질)이 생겨 침이 침샘 밖으로 나가지 못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침은 음식을 먹거나 말할 때 입안 윤활작용을 돕고 치아와 구강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 침샘 주변에 돌이 생겨 침이 배출되는 관이 막히면 침샘 압력이 올라가 침샘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 침샘은 양쪽 귀, 턱, 혀 밑에 있는데 턱밑샘에서 타석이 가장 잘 생긴다.

최 교수는 “턱밑샘에서 빼낸 돌 크기는 보통 1cm보다 작지만 5cm에 이르는 것도 발견된다”며 “작은 돌을 한꺼번에 40여 개나 제거한 환자 사례도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타석증에 걸리면 음식을 씹거나 무언가를 먹을 때 침샘이 있는 턱이나 귀 주변이 심하게 부어오른다. 단순한 목감기나 임파선(림프샘)염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타석증을 방치하면 침샘 깊은 곳에 고름이 생겨 숨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여러 개 생긴 돌이 차츰 커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것이다.

타석증을 예방하려면 구강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구강청결제나 소금을 이용해 가글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껌을 씹거나 신맛 나는 사탕을 빨아 먹는 등 ‘침샘 자극 마사지’를 자주 하는 것도 좋다.

타석증은 나이에 상관없이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침샘내시경술로 빠른 시간(30분 안팎)에 수술을 마치고 바로 퇴원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은 수도권 대학병원 가운데 침샘내시경술을 통한 타석증 수술 경험이 가장 많다. 최 교수는 일주일 평균 5명, 한 달 20명꼴로 타석증 수술을 한다. 침샘내시경술은 빠르고 쉽게 타석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경 1∼2mm 내시경을 침샘관으로 들여보내 화면을 교수가 직접 보면서 침샘 질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한다. 최 교수는 “침샘내시경술은 침샘을 제거하지 않고 타석을 없애는 큰 장점이 있다. 입안을 통해 최소한만 절개하기 때문에 얼굴에 흉터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