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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생 설계하게”… 전직스쿨 운영하고 1대1 맞춤 컨설팅

입력 | 2017-10-26 03:00:00


한연숙 전 KB국민은행 압구정지점 부지점장(56·여)은 올 1월 희망퇴직을 앞두고 가슴이 답답했다. ‘백수’로 여생을 보내고 싶진 않은데 어떻게 해야 50대 중반에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그는 국민은행의 재취업 교육기관인 ‘KB경력컨설팅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센터 직원들은 매일 취업특강 일정과 채용공고를 알려주며 그에게 용기를 줬다. 한 씨는 퇴직 후 한 달 만에 서울시 취업지원관으로 일자리를 얻어 고등학교에서 진로상담을 해주고 있다. 한 씨는 “재취업을 원하는 퇴직자에게 필요한 건 용기와 정보”라며 “직장에서 만들어준 재취업 프로그램으로 두 가지를 모두 얻어 새 일자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퇴직자들이 인생을 리스타트(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은행별로 은퇴센터를 차리거나 한시적으로 퇴직자들을 재고용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금융권 최초로 퇴직자를 위한 직원센터를 열었다. 서울 서대문역 지점에 강의실과 1인 사무공간, 상담실을 갖춘 ‘신한 경력컨설팅센터’를 개설했다. 신한은행 퇴직자들은 이곳에서 일대일 컨설팅을 받거나 취업전문가의 강연을 들으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KB경력컨설팅센터’를 열어 퇴직자 재취업 교육에 한창이다. 국민은행은 전직(轉職) 지원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은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생애설계 교육, 전직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해 퇴직자가 협회 회원사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퇴직을 앞둔 직원의 심리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꾸렸다. 은퇴 전부터 미리 은퇴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전직을 위한 자기진단, 구직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9주간의 ‘전직지원연수’를 꾸려 이 기간에 퇴직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은행은 퇴직 후 재(再)채용하는 제도를 내년 6월부터 시행한다. 퇴직 1년 뒤 원하는 사람에 한해 영업점에서 준법감시인 총괄 업무를 맡게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년의 기간을 두는 건 퇴직자가 스스로 다른 직업을 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기존의 은퇴 프로그램에 귀농·귀촌 지원을 포함했다. 도시에서 새로운 직장을 찾기보다는 귀농·귀촌을 선택해 여유로운 삶을 즐기려는 퇴직자들의 수요를 반영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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