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
이스라엘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이 된 건 1970년대 초반이다. 3, 4차 중동 전쟁이 이즈음 일어났으며 핵을 보유한 이스라엘은 두려울 게 없었다. 지중해에 인접한 가자지구를 포함해 동서남북 사방에서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세 나라의 땅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제대로 갖추게 된다면 이스라엘과 유사한 모험을 감행하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서북도서 점령이라면 국가안보의 제1순위가 이 섬의 철통방어여야 한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서북도서 지역 군사력이 많이 보강된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이 핵을 믿고 점령을 위해 기습공격을 해온다면 현재 대비 태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제2의 연평도 포격이나 서북도서 점령을 차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서북도서를 전천후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북한의 서북도서 점령 훈련 시나리오와 같이 맨 먼저 9군단의 화력으로 서북도서의 대응전력을 무력화시키고 공수부대를 이용한 공중 침투, 고속정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해안 상륙, 잠수함을 이용한 수중 침투 등 입체적 공격을 해올 것의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만과 중국 본토 사이에 위치한 요새 진먼(金門)섬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서북도서 지원 전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9군단의 화력 지원에 상응하게 우리의 해군과 공군의 지원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습 상륙 병력을 바다에서 섬멸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매우 짧다. 이와 같이 짧은 시간에 소형 고속 다수 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무기체계 보완이 절실하다.
서북도서에 평양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지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나 압도적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전쟁 대비 이전에 강력한 억지력 역할을 위해서다.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임진왜란 이후 여러 차례 외침으로 인한 민족적 비극은 대비 태세 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철저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여 역사적 비극을 단절해 보자.
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