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결정과정서 배제될듯… 시진핑과 경쟁서 3번째 패배
집단지도체제하의 중국에서 주요 경제 정책의 사령탑은 총리였으나,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함께 리 총리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2007년부터 시 주석과 대권 경쟁을 벌인 이후 3번째로 수난을 당하는 ‘2인자의 비애’를 곱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 총리의 첫 번째 좌절은 2007년 10월 17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진입하면서 시 주석보다 한 단계 낮은 7위가 된 것이다. 그는 중앙위원이나 지방 정부 서기 승진 등에서 줄곧 시 주석보다 빨라 당 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까지도 차기 대권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여러 원로의 지지를 얻은 시 주석에게 밀려 5년 후 국가주석 자리를 내줬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국유기업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노력 등을 주도해 ‘중국의 고르바초프’라는 찬사를 들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10년 임기를 함께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가 중국에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4조 위안(현재 환율로 약 678조 원)의 내수 진작책을 발표했다. 2010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위 경제대국이 된 뒤 위안화의 국제화에도 앞장섰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