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나란히 선 하비 와인스틴(왼쪽에서 두 번째)과 귀네스 팰트로(왼쪽에서 세 번째). 한 명은 성폭력 가해자였고 한 명은 피해자였다. 동아일보DB
민병선 국제부 차장
요즘 이 단어가 다시 귀에 자주 들린다. 26일 CNN은 여성 5명이 전직 ABC방송 앵커이자 유명 작가인 마크 핼퍼린을 성희롱 혐의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제임스 토백이 여성 38명으로부터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태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스캔들에서 시작됐다. 앤젤리나 졸리, 귀네스 팰트로, 애슐리 저드 등 톱스타들이 그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했다. 팰트로의 전 남자친구 브래드 피트는 와인스틴에게 이 일을 항의했고, 맷 데이먼은 스캔들을 폭로하려던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를 회유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여배우들뿐 아니라 일반 여성들도 성폭력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성 스캔들 후폭풍이 할리우드를 넘어 미국 전체에 휘몰아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제작한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1999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타도록 당시엔 이례적 거액인 15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168억 원)가량을 영화전문지 및 신문 광고비로 쏟아부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영화계에서는 그가 돈으로 ‘황제 대관식’을 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그는 권력을 휘두르는 걸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다. 성범죄에도 자신의 권력을 이용했다. 주로 신인 여배우들에게 캐스팅을 미끼로 성폭력을 휘둘렀다. 와인스틴의 권력은 자기가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속한 집단의 힘도 있다. 바로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이다. 토백 역시 유대인이다.
유대인들의 ‘할리우드 카르텔’은 무시무시하다. 돈을 대는 투자사부터 제작사, 감독, 배우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전 부문을 장악하고 있다. 할리우드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20세기폭스, 유니버설의 설립자가 모두 유대인이다. 할리우드의 황금기로 꼽히는 1930, 40년대 유대인들은 영화산업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서부로 몰려들었다. 돈 냄새를 잘 맡는 그들은 동쪽(뉴욕)에서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무디스 등 월가를 장악했고, 서쪽에서는 영화와 미디어산업을 선점했다.
유대계 영화인은 제작자, 감독, 배우를 망라한다. 제프리 캐천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우디 앨런, 올리버 스톤, 스탠리 큐브릭, 마이크 니컬스, 로만 폴란스키, 더스틴 호프먼, 마이클 더글러스 등이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유대인이다.
독점된 권력은 결국 부패하기 마련이다. 유대인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끌다 보니 그 이너서클에 들어가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릴 수 있다. 그 안은 비판의 무풍지대다. 와인스틴은 유대인 권력의 핵심 멤버였던 것이다.
이들이 생산한 콘텐츠도 문제다. 할리우드는 무한한 자유와 창의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철저하게 유대인의 보수적 이데올로기가 콘텐츠에 담기고, 수익을 내기 위한 상업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콘텐츠가 없는 이유이다.
민병선 국제부 차장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