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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 꿈 드러낸 習

입력 | 2017-10-28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최빈국 원조… 개도국 발언권 지지”
中 사회주의 모델 전수 의지 밝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를 출범시킨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는 시 주석을 가리켜 영수(領袖)라는 표현이 이곳저곳에서 쓰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수는 마오쩌둥(毛澤東)을 수식했던 개인숭배와 절대적 권위, 레닌식 권위주의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국내에선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고, 국제사회에서는 미국 중심의 서구 질서를 넘어 세계적인 사회주의 지도자로 도약하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우선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긴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사상을 당장(黨章·당 헌장)에 포함시키면서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 마오쩌둥을 수식하던 ‘총사령관’ ‘조타수’ ‘국가의 키를 잡는’이라는 용어들이 당 대회 기간 각종 보고에서 시 주석과 관련해 자주 등장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 서기는 덩샤오핑(鄧小平)을 지칭할 때 쓰였던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라는 호칭을 ‘신시대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라는 표현으로 살짝 바꿔 시 주석을 찬양했다.

안에서 마오쩌둥 위상의 입지를 다진 시 주석은 밖으로는 미국과 견주는 세계의 리더가 되려는 꿈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 주석은 18일 당 대회 보고에서 “외국의 정치제도 모델을 그대로 옮겨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가 세계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개발도상국들에 현대화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주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 원조를 강화하고 국제 사무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 확대를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구 민주주의 도입을 반대하면서 중국의 사회주의 모델을 개발도상국들에 전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자국 중심주의와 예측 불가능성으로 세계무대에서 신뢰를 잃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개인숭배로 후퇴하고 있다. 서구 사회는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의 수출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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