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서울에서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귀농을 결심한 우달영 씨는 지난해에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귀농귀촌 종합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지역이 정해졌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내려가서 상황을 파악하라”는 조언을 듣고 우 씨는 충북 제천으로 내려갔다.
당시 제천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체류형 농산업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매달 20만 원의 교육비를 내면 1년 동안 집과 텃밭을 제공받아 귀농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당초 약초재배를 꿈꿨던 우 씨에게 귀농귀촌협의회 선배는 “어려운 약초재배 대신 고추와 참깨 등 상대적으로 쉬운 작물부터 키워보라”고 권했다. 체류형 농산업창업지원센터 1기 수료생이 된 우 씨는 1만3200m² 규모의 ‘스마일농장’ 주인이 됐다.
최근 귀농귀촌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49만6048명(33만5383가구)였다. 올해는 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농촌으로 거주지를 옮긴 다음 농업인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29.1%에 이르렀다. 특히 농산물 가공(2차 산업), 체험·관광·유통(3차 산업) 등의 6차 산업 분야로 눈을 돌리는 귀농인이 증가 추세다.
농식품부는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귀농·귀촌 관련 상담과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소액의 비용만 내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국 250개 이상의 ‘귀농인의 집’에서는 귀농하기 전에 희망 지역에서 직접 살면서 정보를 확인하고 마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체류형 농산업창업지원센터에서는 9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텃밭과 시설에서 농사기술, 농업경영 등 귀농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충북 제천을 비롯해 충남 금산군, 강원 홍천군, 전남 구례군, 경북 영주시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전북 고창군과 경남 함양군, 경북 영천시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귀농희망자에게는 연 2%의 저금리로 최대 3억 원의 농산업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주택자금으로 최대 7500만 원을 빌려 준다.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