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오늘 상임위원회별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12일 국감을 시작하면서 여야는 정책과 민생에 집중하겠다며 한목소리를 냈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적폐청산’ 대 ‘정치보복’ 구호로 맞서 과거 정권의 비리 캐는 데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정책국감 민생국감 약속은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13일 법제사법위의 헌법재판소 국감에선 청와대가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고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한 데 대해 야당이 반발하면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헌재 국감이 파행됐다. 신입사원 대부분을 인사 청탁으로 뽑은 사실이 드러난 강원랜드 국감장은 피감기관장의 답변 태도를 놓고 반말과 고함으로 가득했다. 국감 중반 무렵까지 질문 한 번 못 받고 돌아간 피감기관장이 41명이나 된다. 19년 동안 국감을 감시해온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C-를 매겼지만 F학점을 주고 싶은 게 국민의 심경이다.
여당이 첫날부터 적폐청산 구호를 내건 것도 문제지만 여소야대 4당 체제에서도 야당은 사분오열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강행에 항의해 26일부터 국감을 보이콧했던 한국당은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나흘 만에 복귀했다. 국감에 전력을 쏟아야 할 때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논의 등 집안 문제로 시간을 허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