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대전’ 우수사례 살펴보니
한방 재료와 과즙을 혼합해 아이들이 먹기 편한 건강 음료를 만들어낸 프레쉬벨의 김근화 대표가 PB 상품으로 납품하는 음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아이 몸에 좋으면서 먹기도 편한 한방 음료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김 대표는 고민거리를 던져준 선배, 대구대에서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함께했던 동료와 의기투합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로 했다. 핵심은 코감기를 낫게 하는 효과가 있는 수세미, 목 건강에 좋은 도라지 등 천연 약재들을 먹기 좋게 만드는 것이었다.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들은 ‘아이를 위한 맛있는 건강 한방음료’가 부모 소비자에게 통한다고 판단했다. 롯데마트는 음료들을 자사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만들자고 김 대표에게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롯데마트의 영유아 전문 PB ‘로로떼떼’ 상품으로 ‘파파쥬스’ 음료 2종이 탄생했다. 파파쥬스는 로로떼떼 브랜드의 첫 상품이다. 프레쉬벨 임직원은 지금도 겨우 5명뿐이다. 창업 당시보다 1명이 늘었다. 그래도 대형마트 PB를 만드는 어엿한 납품회사가 됐다.
프레쉬벨은 현재 음료 2개만 팔고 있지만 상품 종류는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매실을 이용해 배변 활동에 좋은 음료, 홍삼과 딸기를 결합해 면역력을 키워주는 음료도 개발했다. 해외 수출도 앞두고 있다. 건강식품 재료로 인기가 많은 제비집과 한국 홍삼을 혼합한 음료를 베트남에 수출할 계획이다. 언뜻 보기엔 사업 확장이 쉬웠던 걸로 보이지만 김 대표는 하루하루를 치열하고 절박하게 살았다고 말한다.
그는 “힘들 때도 많았지만 사업을 접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위기의 순간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여겼다”고 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오리에 비유했다. 물에 떠 있지만 물 아래에서는 쉴 새 없이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보통은 백조에 비유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백조보다 오리가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 대표의 사업 확장에 결정적 도움을 줬던 ‘청년 창업 크리에이티브 드림 프로젝트’는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이름만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대전’으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롯데마트만 참여했던 행사는 올해부터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롭스 등 롯데유통BU 계열사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로 확대됐다.
와인병을 재활용해 조명 인테리어 소품으로 만든 염가혜 바틀샥 대표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들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MD들은 “창업 아이템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아이디어가 독창적이기만 해서는 안 되고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병을 활용해 조명 기구를 만든 ‘바틀샥’은 업사이클이라는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했다. 염가혜 바틀샥 대표(30·여)는 평소 집에 쌓아두다 버리곤 했던 와인병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기로 했다. 작은 전구들을 병 안에 집어넣고 병 겉면에는 고객들이 원하는 문구를 새겼다. 인테리어 조명 소품들이 워낙 고가인 데 반해 4만∼5만 원대 바틀샥 제품들은 부담이 없어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염 대표는 “업사이클 인테리어 분야를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커피에 허브나 홍차 등을 배합해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콜드브루 커피를 개발한 가배쟁이 여주현 대표가 여러 커피들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 유통BU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을 평가한 후 150여 곳에 국내외 판촉전을 여섯 번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