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국감서 막말… 또 파행… 한국당 “국회 윤리위 제소할 것” 방문진 6일경 ‘김장겸 해임안’ 처리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공영방송을 둘러싸고 국감 내내 여야 간 공방을 벌이며 막말이 오가는 등 파행이 거듭됐다. 여야는 최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등이 ‘방송정상화’인지 ‘방송장악’인지를 놓고 설전을 벌여 ‘정책국감’을 하겠다는 다짐을 무색하게 했다.
감사 시작 직후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렸던 방문진 국감 때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한국당 의원총회 참석을 놓고 서로 삿대질까지 하면서 언성을 높인 고 이사장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화해를 요청했다. 박 의원은 “두 분이 이 자리에서 사과하고 국감을 밝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신 의원은 “제가 잘못한 게 한 가지 있다면 고 이사장이 이런 기초적 상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고 고 이사장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라며 “10년간 방송을 추행·강간해 오늘날 이 지경으로, 엉망으로 만든 강간 추행범이 나를 성희롱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재개된 국감은 1시간여 만에 다시 정회됐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이효성 방통위원장에게 9월 방송된 KBS스페셜 ‘김정은의 두 얼굴’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이 위원장은 “김정은을 찬양한다기보다는 적도 잘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방송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을 폭군 정도로 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우리가 김정은을 일방적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닌지에 대한 시사점을 주기 위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 신상진 과방위원장이 ‘일방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추가 질의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중립적 사회자로서의 질문이 아니라 유도성 질문’이라고 항의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가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방통위원장이 스스로 ‘외압으로 인해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며 이 위원장과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외압 유무를 물었다. 이 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이 ‘외압은 없었다’고 하자 한국당은 이들에게 보궐이사를 선임한 10월 27일을 전후해 일주일간의 통화 및 문자 내용, 관용차 운행 일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통화 명세 제출은 사생활 침해로 법에서 벗어난 걸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 이사 다수로 재편된 방문진 이사회는 2일 정기 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처리하기로 한 데 이어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도 제출하기로 했다. 이르면 6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