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 공동 신청한 일제 만행자료 日, 유네스코 분담금 압박해 저지
유네스코 유산 된 어보-조선통신사-국채보상운동 기록 31일 유네스코의 심사를 통과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조선통신사 기록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맨위쪽 사진부터). 지난해 함께 등재 신청을 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본 정부의 방해로 등재에 실패했다. 문화재청 제공
31일 유네스코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를 통해 우리 측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과 일본에서 신청한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 등에 대해 “대화를 위해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은 위안부가 합법적으로 운영됐다는 내용을 담은 자료로 일본의 우익 단체에서 신청한 것이다.
반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알려주는 피해자의 증언 기록을 비롯해 위안부 운영 실태를 증명할 사료와 위안부 피해자 조사·치료 기록, 피해자 지원 운동 자료 등 2744건으로 구성됐다.
(등재 신청을 주도한) 국제연대위원회는 즉각 반발했다. 연대위는 31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다른 나라들과도 연대해 일본 정부가 자행한 유네스코에 대한 부당한 압력 행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부 기록물과 같이 등재를 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번에 3건이 추가로 등재되면서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16건으로 늘어났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