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행정通 윤준병 본부장, 핵심보직인 기조실장에 임명 어수선한 조직 추스리기 나선듯
서울시가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로 윤준병 상수도사업본부장(57)을 31일 임명했습니다. 전임 장혁재 기조실장이 서울시 예산과 7급 공무원 A 주무관 자살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데 따른 것입니다. A 주무관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업무가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윤 신임 기조실장 직무대리 임명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윤 직무대리는 교통행정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 6월 경찰의 버스비리 수사 중 자신이 본부장으로 있던 도시교통본부 전·현직 직원 2명이 자살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상수도본부장 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럼에도 4개월 만에 다시 요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의 ‘복귀’를 어수선한 시 조직을 다잡으려는 박 시장의 고심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늘공’(늘 처음부터 공무원)의 신임을 받는 윤 직무대리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시 공무원 조직을 정비하려는 생각이라는 말입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별정직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도 별정직 80명을 대부분 당시 소속 정당 출신으로 뽑았습니다. 박 시장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인사 불만에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변호사, 회계사 출신을 일반직에 임용하고 있습니다. 자격증이 있는 이들은 6급으로 들어옵니다. 승진을 기다리는 7급 공무원들은 승진을 하려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내부 늘공의 역량을 북돋으면서 동시에 외부 장수를 기용해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박 시장의 고민은 연말에 더욱 깊어질 것 같습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