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음악’ 발표현장 가보니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콘텐츠 시연장. 11월 1일 오전 11시 1분에 딱 맞춰 쇼케이스 ‘11011101 1과 0 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가 시작됐다. 콘진원이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지난 10주간 진행한 음악 인공지능 협업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윤상은 6개의 프로젝트 결과물이 발표될 때마다 혀를 내둘렀다.
가장 관심을 모은 분야는 작사다. 스타트업 ‘포자랩스’는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뮤직쿠스’에 국내 가수 2000명의 노래 약 6만 개, 20만 줄 분량의 가사를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시켰다. 3, 4일간 가사의 진행 패턴을 익히게 한 뒤 사랑, 후회, 슬픔, 가을 같은 키워드를 입력했다. 뮤직쿠스는 기다렸다는 듯 초당 수천 줄의 속도로 작사를 시작했다. 컴퓨터 모니터가 터져 나갈 듯 노랫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AI의 비보이 안무 1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시연장에서 인공지능(AI)이 창작한 비보이 안무 동작을 김세옥 ‘비보이 세옥 프로덕션’ 대표가 스크린 속 컴퓨터그래픽 댄서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날 인간과 AI는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보여줬다. 뮤직비디오 제작, 음악 선곡과 디제잉, 공간 맞춤형 음악 자동 생성, 비보잉 안무 창작, 작사·작곡에 이르기까지. 인간 예술가가 키워드나 주제를 잡고, 딥러닝 한 AI가 쏟아낸 창작의 편린들을 인간이 취사선택해 다듬고 완성했다.
AI와 인간의 합작 디제잉도 흥미로웠다.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의 분위기에 따라 AI가 실시간으로 어울리는 곡을 인간 DJ인 디구루(밴드 이디오테잎)에게 골라주면 디구루가 디제잉으로 그 곡들을 자연스레 연결했다. 버즈뮤직코리아가 개발한 이 AI는 오토바이 질주 장면이 나오자 스크릴렉스의 자극적인 전자음악,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등장하자 돈 자랑에 어울릴 법한 힙합을 즉각 선곡했다. 디구루는 “현장 분위기를 보고 숙고하며 어울리는 음악을 붙여 가야 하는 디제잉은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아직은 인간의 보완이 필요하지만 빠르면 3년 내에 인공지능 DJ가 인간 DJ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곡 ‘Singularity’의 인터넷 링크. 휴멜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