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예산 풀어 가계소득 증대’ 의지
현수막 든 한국당 찾아가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이 끝난 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 등 대형 플래카드 3장을 본회의장에 내걸었고, 연설이 끝난 뒤 박수도 치지 않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예산 증액의 핵심은 사람중심 경제
정부는 일자리 늘리기에 예산을 크게 투입했다. 내년에 19조2000억 원을 일자리 확충에 배정하면서 올해(17조1000억 원)보다 12.3% 늘렸다. 정부는 이 돈으로 공무원 3만 명,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2000명 등 정부 일자리를 늘린다. 군 부사관(4000명), 경찰(3500명), 근로감독관 등 생활 밀접 분야 공무원(6800명) 등을 뽑고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노인 요양인도 각각 7000명, 5000명 늘린다.
가계소득 증대는 예산을 풀어 국민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5세 이하 어린이에게 월 10만 원씩 주는 아동수당(1조1000억 원),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5만 원씩 주는 기초연금(9조800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이 16.4% 늘어나면서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보조로 지원해 주는 3조 원 역시 가계소득 증대 예산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부탁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들 예산의 삭감 없는 원안 통과를 당부했다.
○ 국회의 여야 ‘격전’ 예고
문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커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양극화를 개선해야 국민의 삶과 국가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는 놀라운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했지만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람중심 경제는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다만 그 투자가 ‘퍼주기’에 그치지 않고 경기 진작과 성장동력 확보 등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