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서 이민 온 29세 범인 허드슨 강변 자전거도로 질주… 관광객-행인 8명 사망 11명 부상 車에서 내려 “신은 위대하다” 외쳐… 트럭서 “IS는 영원” 쪽지 발견 뉴욕 주지사 “외로운 늑대 소행”… 트럼프 “입국심사 강화 지시” 트윗
뉴욕 경찰(NYPD)과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후 3시 5분 우즈베키스탄 이민자인 사이풀로 사이포프(29·사진)가 몬 소형 트럭이 로어맨해튼 서남쪽 허드슨 강변의 자전거도로로 질주해 아르헨티나 관광객 5명 등 8명이 죽고 2명의 어린이 등 11명이 다쳤다. 범인은 이날 뉴저지주 홈디포에서 빌린 트럭을 몰고 약 1.1km, 14블록의 길을 질주하며 자전거 탄 관광객과 행인을 뒤에서 덮쳤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이후 트럭은 뉴욕 명문고로 꼽히는 스타이버선트고교 앞 사거리에서 록펠러 공원 방향으로 급하게 좌회전을 하다가 스쿨버스와 부딪히며 멈췄다. 스쿨버스에 탄 어른 2명과 학생 2명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차에서 내린 사이포프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고 모조 총기 2정을 휘두르며 도로 위 운전자와 행인을 위협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배를 맞고 붙잡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현재까지의 정보로 볼 때 무고한 시민을 노린 비겁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광범위한 테러 모의 증거가 ‘외로운 늑대(lone wolf)’의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동기와 배후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테러에도 맨해튼에선 5시간 후 1만여 명이 참가하는 핼러윈 퍼레이드가 예정대로 열렸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우리는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고 트위터에 “방금 국토안보부에 ‘극단적인 입국심사 프로그램’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글을 올렸다. 우즈베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 금지 행정명령 대상 국가는 아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