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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 부름에 잔류로 응답한 최강희 감독

입력 | 2017-11-03 05:45:00

전북 최강희 감독이 K리그 클래식 우승 트로피 앞에서 활짝 웃었다. 2일 전북 완주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승자의 기분을 만끽했다. 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전북 우승 미디어데이 현장

최 감독 “전북에 남는다” 거취 논란 종식
이동국도 “더 하고 싶다” 현역 의지 피력


전북현대는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홈경기에서 2위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 2경기를 남겨놓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2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전북 구단의 우승 미디어데이는 감동의 여운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주말 울산현대 원정을 위해 소집훈련을 시작한 구성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녹색전사들의 우승소감도 중요했지만 이날 행사는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핵심 인물들을 과연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여부였다.

전북 최강희(58) 감독은 9월 말 “거취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개인통산 200승을 앞둔 시점이었다. 해석은 분분했으나 오랜 시간 구단 스카우트로 함께 한 지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그를 흔들리게 했다. 최 감독은 당시 측근에게 “기록도, 승리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가슴 아파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 가장 큰 힘을 불어넣은 것은 제자들이었다. 스승의 아픔을 경기력으로 달랬다. 결국 전북은 위기를 극복하며 2009∼2011∼2014∼2015시즌에 이은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우승 직후에도 “거취는 추후 기회가 있을 때 다시 이야기 하겠다”며 궁금증을 이어갔다. 며칠이 흐르고 공식석상에 등장한 최 감독은 “한동안 후유증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전북에 남는다. 전력보강을 하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다.

2일 전북 완주 전북현대 클럽 하우스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우승기념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전북 이재성과 이동국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09년부터 최 감독과 함께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는 이동국(38)도 변함없는 현역의지를 드러냈다. 전북이 우승을 확정한 날, K리그 첫 통산 200골을 터트린 그는 “어떤 분(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얼마 전 내가 선수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축구의 저해요소라고 지적했다. ‘정말 떠나야 하나’ 싶었다. 올 여름 감독님과 면담 때 ‘계속 함께 하자’는 말씀을 듣고 항상 채찍질하며 달려왔다. 앞으로 어떤 길이 열릴지 모르나 당분간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 구단은 이들의 명쾌한 입장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감독과의 이별은 상상조차 한 적 없다. (이동국과) 계약연장도 잘 진행해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우리의 힘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북 선수단은 3일 오후 2시 특수제작 된 2층 버스에 탑승, ‘원조 전주성’ 전주종합경기장부터 전주한옥마을까지 카 퍼레이드를 하며 우승의 기쁨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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