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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性추문, 더스틴 호프먼에도 불똥

입력 | 2017-11-03 03:00:00

“32년전 촬영현장서 女인턴 성희롱” 당시 여고생 폭로… 호프먼 “사과”
영화 엑스맨 감독 브렛 래트너도 ‘여배우 6명 추행’ 증언 나와




미국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여파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유명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골든글로브 상을 6번 수상한 미국 원로배우 더스틴 호프먼이 32년 전 촬영 현장에서 당시 17세 여성 인턴을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작가로 활동 중인 애나 그레이엄 헌터는 1일 할리우드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고등학생이던 1985년, TV 시리즈 ‘세일즈맨의 죽음’ 촬영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당시 주연 배우 호프먼이 나를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폭로에 따르면 호프먼은 만남 첫날 발마사지를 요구했으며 이후 엉덩이를 여러 번 움켜쥐고 성적인 언사를 계속했다. 그녀는 당시 이 사실을 상사에게 알렸으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희생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호프먼은 할리우드리포트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엑스맨 시리즈를 만든 유명 영화감독 브렛 래트너도 여배우 성추행 추문에 휩싸였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일 여배우 올리비아 먼, 나타샤 헨스트리지 등의 증언을 인용해 래트너가 여배우 6명을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헨스트리지는 “내가 19세이던 때 래트너 감독이 자신의 뉴욕 아파트에서 구강 섹스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영국 정치권도 연일 터져 나오는 성추행 폭로로 발칵 뒤집혔다. 15년 전 여기자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로 드러난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1일 “과거 내 행동이 우리가 군에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서한을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보내고 사임의 뜻을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팰런 전 장관은 2002년 보수당 콘퍼런스 만찬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성 언론인 줄리아 하틀리브루어의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놓았다가 항의를 받았다. 가해자가 내각 차관으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팰런임이 뒤늦게 밝혀졌다.

메이 총리의 최측근인 데이미언 그린 수석 국무장관 역시 2015년 워털루 펍에서 30세 연하의 케이트 몰트비와 미팅 도중 그녀의 무릎을 만지고 그녀에게 성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폭로에 휩싸여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