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현장을 보도한 동아일보 1966년 11월8일자 6면.
지난 9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도자기부문에 출전한 선수들. 동아일보DB
첫 대회라는 의미뿐 아니라 이듬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내보낼 대표선수를 뽑는다는 의의도 컸다. 이 대회에선 9개 직종 9명의 대표선수가 선발돼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했다.
“홍 군은 6·25 때 부모를 잃은 천애의 고아.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줄곧 양복점으로 전전했다. (…) 청계천변 검정다리 및 사촌형이 사는 판자집이 그의 숙소.” “셋방살이로 이사가 잦아 현주소가 기록돼 있지 않다. 자존심이 강해 불우한 집이야기를 동료들에게 얘기한 일이 없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근면 성실했다. “(홍 군은) 한번 배운 것은 꼭 익혀서, 남이 2, 3년하는 ‘시다’ 노릇을 1년도 못돼 끝내고 숙련공이 됐다.” “(배 군은) 손재주가 남다른 데다 노력 또한 남의 몇 배를 해 남들은 4, 5년이 걸려도 못 벗는 수습생 기간을 1년 만에 면했다.”(동아일보 1967년 7월17일자 3면) 손으로 하는 일의 정직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드리드의 국제대회는 종합순위 6위. 국제대회 참가를 거듭하면서 우리나라는 참가국 중 상위권으로 자리매김했고, 1977년에는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한국은 지금까지 종합우승을 19번이나 차지한 기능강국이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선 중국에 밀려 아쉽게 종합 2위를 차지했지만, 금, 은, 동메달을 각각 8개씩 따내는 등 우리 청소년들의 실력은 기능한국의 위용을 자랑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대학 진학 대신 특성화고교를 선택해 기술을 연마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들의 진로도 알차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전국·지방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2701명 중 반 이상인 1470명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대회 입상자들을 가장 많이 뽑은 기업은 삼성전자(393명), 현대중공업(329명), 삼성중공업(194명) 순이었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