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특별사면 검토에 착수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사면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는 데다 촛불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에서도 ‘양심수 석방’을 명분으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을 석방하라는 사면 압박은 참 뜬금없고 부적절하다. 이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폭력으로 전복하려고 해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자유민주 체제를 전복하려 한 반(反)체제 인사다. 한 전 위원장 또한 2015년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과격한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만일 정부가 시위단체에 휘둘려 두 사람을 사면한다면 이들은 ‘양심수’로 둔갑하게 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청와대 내에도 두 사람에 대한 사면에는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다. 이들을 풀어주면 현 정부의 정체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나라의 안전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폭력을 선동한 사람들을 풀어주는 것은 사법체계를 흔들고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에도 반할 소지가 있다. 정치적으로도 국민 통합은커녕 화를 자초하는 악수(惡手)가 돼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