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시작]NSC서 조율, 이르면 5일 제재 발표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대북 독자 제재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발표하는 것은 양국의 대북 공조에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이어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분수령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 트럼프 방한 맞춰 정부 대북 독자 제재 발표
대북 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 정부의 독자 제재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더라도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발표 시점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직전으로 잡은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이 없다는 점을 과시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요구사항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문 대통령의 대북 원칙을 재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첨단 무기 도입 등 우리 군의 독자적 대북 억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합의도 이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 文 “중국과의 관계도 돈독히 할 것”
청와대와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조율하면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7일 첫 일정으로 청와대가 “한미 동맹의 미래 발전상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소개한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다. 7일에는 두 정상이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일정도 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에 대해 연설한다.
○ 靑, 반미 집회 속 경호 총력
미국 대통령으로는 24년 만의 국빈 방문인 만큼 청와대는 의전과 경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빈 예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면 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케이팝 콘서트 등의 공연과 함께 하는 국빈 만찬이 열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에 서울 도심에서는 100건이 넘는 반미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경찰과 청와대는 경호를 위해 7일 새벽부터 청와대 앞길 등을 통제할 예정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