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대부분 위기론 공감
4년 전에 나온 이 평가에 대학교수와 연구원, 대기업 간부 등 경제 전문가 대다수가 여전히 공감한다고 한 데에는 정부와 기업 모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과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도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규제 개혁이 해법이지만 정치권과 경제계 모두 규제 개혁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 “냄비 탈출 남은 시간 5년”
올해 한국 경제의 주요 지표는 긍정적이다. 9월 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은 모두 한 달 전보다 늘어나는 ‘트리플 성장’을 보였고, 10월 수출액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 현상이다.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 1.4%의 ‘깜짝 성장’에서 순수출의 기여도는 60%를 넘는데,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억9100만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10월 전체 수출 증가분인 30억 달러보다도 많다. 반도체가 부진하면 한국 경제 전체가 휘청한다는 뜻이다.
○ 20년 전 산업구조 지금도 ‘그대로’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3월 “10년 내에 노동력 부족 현상이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인이 될 것”이라며 “현재 65만 명 수준의 유휴 인력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고 해도 다가올 청년 인력 감소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저출산으로 수년 내 한국의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중국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국을 밀어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