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아시아하천복원네트워크 의장 대진대 교수
보통 이런 단풍 현상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에서 시작된다. 일교차가 클수록, 강수량이 적을수록, 햇빛이 잘 드는 양지일수록 단풍은 선명하다.
산 정상에서부터 20% 정도까지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면 첫 단풍이라고 본다. 산의 80%가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라고 하며 첫 단풍의 2주 정도 지난 후에 절정기가 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이 9월 27일 시작됐다. 제주 한라산의 첫 단풍은 설악산 첫 단풍 이후 약 20일 뒤인 10월 16일쯤이었다. 그러니 한라산 단풍의 절정은 바로 요즘이다. 공학자인 필자는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의 속도, 아니 실제 가을의 속도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계산해 봤다. 설악산에서 한라산까지 직선거리로 550km 정도이니까 일자를 기준으로 일평균 27km씩 단풍이 남하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가을의 속도는 하루 27km이고 이는 시속으로 1km 남짓으로 가을이 이동하고 있다고 얼추 계산된다.
올가을 우리의 단풍은 짧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이유는 짧은 가을, 긴 겨울을 몰고 오는 ‘라니냐’ 때문이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기상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가을과 올겨울에 북반구에서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종전보다 높은 55∼65%로 예측하고 있다. 라니냐로 인한 여름철의 고온과 짧은 단풍 그리고 긴 겨울이 예상된다. 단풍까지 빠르게 내몰고 있다니, 기후변화가 두렵다.
장석환 아시아하천복원네트워크 의장 대진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