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없어요/아리아나 파피니 지음/박수현 옮김/48쪽·1만2000원·분홍고래
‘양쯔강 돌고래’가 자신이 지구에서 사라진 이유를 말한다. 인간이 기름을 짜고 살을 구워 먹었던 ‘카리브해 몽크 물범’은 “나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보며 그저 웃을 뿐이야”라고 읊조린다.
몸의 반쪽에만 얼룩무늬가 있는 ‘콰가 얼룩말’, 근사한 털을 가진 ‘상아부리 딱따구리’ 등 최근 멸종된 20종의 동물들이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이 겪은 일을 들려준다. 지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가슴을 세차게 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