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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연극인 25人의 일생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부딪쳐”

입력 | 2017-11-06 03:00:00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 심규선 고문
5개월간 연극인 인터뷰 엮어 ‘지점에 사는 사람들’ 펴내
“기자때 못다룬 문화영역에 도전… 관련인물 모든 자료 읽은뒤 만나”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을 지낸 심규선 고문은 “앞으로 지역 연극인들을 찾아 인터뷰집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아일보DB

이 시대 연극인 25인을 인터뷰한 ‘지점(地點)에 사는 사람들’(연극과 인간·사진)이 최근 출간됐다. 그런데 저자의 경력이 이채롭다. 1983년 입사해 34년간 도쿄특파원,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을 거친 심규선 동아일보 고문이 올해 3월부터 약 5개월간 ‘연극인 열전’이란 제목으로 인터뷰한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다.

연출가 고선웅 이성열 류주연 김광보, 극작가 김은성 배삼식 김명화 등 평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극인뿐 아니라 조명디자이너 최보윤, 의상디자이너 이수원, 무대미술가 박동우, 분장디자이너 이동민 등 무대 뒤에서 무대를 빛나게 하는 연극인도 다뤘다. 왜일까?




―문화부는 물론이고 연극과도 인연이 먼데 어떻게 연극인을 인터뷰하게 됐나.


“대학 다닐 때 연극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이 영향을 끼쳤다. 정치부, 사회부 등에 오래 있었는데 그쪽과는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때 연극인들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지점’은 어떤 의미인가.


“‘지점’은 연극인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다. 연극인들의 ‘직업어’이기도 하다. 면, 점, 것, 때, 모습, 특징, 관심 등 다양한 의미를 지점이라는 한 단어로 쓰고 있다. 연극인들이 별로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배우, 연출가뿐만 아니라 의상, 조명디자이너 등 무대 뒤 연극인도 다뤘다.

“처음에는 한국연극협회의 의견을 들은 뒤 인터뷰할 인물을 선정했고, 그 뒤에는 그 사람들에게 다시 ‘누가 좋겠냐’고 물어 추천받았다. 의상, 조명 등 연극인들은 처음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더욱 열심히 질문지를 만들었다.”

―작품이 나올 때 인터뷰하는 것과 달리 각 연극인의 자서전 같은 느낌이다.

“인터뷰 때 그 연극인의 일생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좌절, 보람, 현재, 미래 등을 폭넓게 물어봤다. 그 사람과 관련된 일이라면 모든 자료를 수집해 준비했다. 극작가를 인터뷰한다면 서랍 속 꽁꽁 숨긴 극본을 제외하고 그 작가가 출판한 책을 다 읽어봤다. 배우나 연출가의 작품은 직접 보거나 DVD를 구해 봤다.”

―인터뷰 뒤 연극을 보는 눈이 달라졌나.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갈고닦은 극작가의 말, 연출가의 말의 리듬, 배우의 대사 높낮이 등 인터뷰를 통해 느끼고 배운 것이 많다.”

―25인 이외에 더 많은 연극인을 인터뷰할 생각이 있는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서울에서 벗어나 지역 연극인들을 찾아 인터뷰해 또 다른 ‘지점에 사는 사람들’을 쓸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