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원 9명 6일 탈당
마지막 의총 될까 5일 오후 8시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의 심야 의원총회에서 통합파인 김무성,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다. 양측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 바른정당 전대를 연기할지를 밤늦게까지 논의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늦어도 9일 자유한국당에 합류하면 20대 국회는 원내 3당 체제로 바뀌게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 체제 아래 국민의당 및 바른정당 잔류 의원이 제3지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의원 9명, 6일 1차 탈당 선언”
통합파 리더이자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진 김무성 의원은 의총에 앞서 주변에 “이별 수순” “farewell party(송별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도 보수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가 의총을 전후로 바른정당 의원 20명에게 탈당 의사를 확인한 결과 강길부 김무성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주호영 홍철호 황영철 의원 등 9명이 전당대회 강행 시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탈당 시점은 1차 탈당은 6∼9일, 2차 탈당은 전당대회(13일) 이후로 예상된다. 탈당하지 않고 끝까지 잔류하겠다는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자인 유승민 의원 등 4명뿐이었다.
1차 탈당파가 내세운 명분은 보수 궤멸에 맞서기 위해서다. 김영우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보수의 씨를 말리려고 하는 상황에서 통합보다 더 큰 명분은 없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지역구 면적이 넓은 의원은 지역에 탈당을 보고하는 데 시간이 걸려 며칠 더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을 피하면 9일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신환 의원은 “6일 탈당하지는 않겠다. (탈당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당분간 관망하겠다고 했다.
○ 탈당파 15명 초과 땐 한국당 원내 1당
2차 탈당파는 ‘+α’로 예상된다. 여기에 김세연 오신환 이학재 정병국 의원 중 일부가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 유승민 의원이 끝까지 한국당과의 통합을 거부해 통합파가 늘어날 수도 있다. 만약 15명 이상 탈당하면 원내 1당 지위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이 아닌 한국당(107석)이 차지한다.
유승민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당을 지키겠다는 생각과 한국당과 합치겠다는 생각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총에 앞서 열린 당 대표 후보 경선 토론회 때 당 분열 대책을 묻자 “정책연대든 선거연대든 연대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답했다.
다만 한국당 친박 세력과의 마찰 등으로 추가 탈당파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한국당에서 서청원 최경환 의원 출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탈당파 의원은 “나머지 친박 세력을 한국당 복당 뒤 쫓아내겠다”고 했다. 중립지대에 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옮길지도 주요 변수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