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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근혜 前대통령 특활비 수뢰’ 구치소 방문조사 검토

입력 | 2017-11-06 03:00:00

朴, 변호사 비용 4억원 현금 지급… 일부 변호인 “삼성동 자택 판 돈”
사저 대금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 청와대 상납 사건을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뇌물수수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 등 ‘문고리 3인방’이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특활비를 받았고, 이 돈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 전 비서관 등이 국정원에서 받은 40여억 원의 특활비 사용처 확인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는 태도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독일에 도피 중이던 지난해 9월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을 통해 국정원에 특활비를 요구해 실제 2억 원을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에게 국정원 돈을 도피자금으로 건넸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변호사 비용 약 4억 원을 모두 5만 원권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을 특활비로 충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았던 일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을 판 뒤 변호사 비용을 지급했다. 집을 판 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집을 팔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집을 산 돈의 출처를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3월 13일 내곡동 집을 28억 원에 구입했다. 박 전 대통령이 23년간 살았던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 원에 판 건 그로부터 보름 뒤인 같은 달 28일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예금 잔액은 10억 원가량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상납 받은 특활비 등 ‘비자금’으로 내곡동 집 매입 대금 일부를 지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소환 요구에 불응할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해 서울구치소에 방문해 조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국정원 돈의 사용처 확인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수행했던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38·구속 기소)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 전 경호관은 구치소 측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검찰 조사에 불응했다. 검찰은 이 전 경호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신문과 TV 뉴스를 전혀 보지 않고 있어 검찰이 자신에 대해 추가 수사를 시작한 사실을 모른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달 18일 유영하 변호사(55)와 접견한 이후로는 외부인과 일절 만나지 않고 있다.

강경석 coolup@donga.com·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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