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시즌 개막 후 2연패를 당하자 진짜 위기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5일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일 열린 우리은행-KB스타즈의 경기 모습. 아산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WKBL 개막 2연패에 선수들 투지 불끈
되살아난 강력 수비…KDB생명전 대승
여자프로농구계에는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우리은행 걱정’이라는 얘기가 있다. 통합 5연패를 달성했을 정도로 팀의 전력이 안정돼 크게 흔들릴 팀이 아니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그랬던 우리은행이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개막 이후 2연패를 당하면서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 시즌이 부임 이후 가장 위기다”고 했던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말이 이번만큼은 엄살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이었다.
득점보다 우리은행이 자랑하는 강력한 수비가 살아나며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다.
우리은행 임영희. 사진제공|우리은행
사실 우리은행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국내선수층의 변화보다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부상으로 교체돼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적었다. 아이샤 서덜랜드는 개막을 일주일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다. 시차적응을 마치자마자 경기를 뛴 셈이다.
우승을 5번이나 경험한 주축선수들이 있어 확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개막 직후 2경기에서는 그런 장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심지어 팀의 맏언니 임영희가 개막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는 등 국내 선수들도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국내선수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3경기 만에 국내선수들이 확실히 살아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의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의 눈빛이 확실히 이전 2경기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어렵게 쌓아놓았던 것을 한 순간에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선수들이 정신무장을 단단하게 한 효과였다.
우리은행이 이번 승리를 계기로 본 궤도에 올라서며 예년처럼 또 승승장구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우리은행의 행보에 WKBL 리그 전체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