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韓中 훈풍에…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경쟁 후끈

입력 | 2017-11-07 03:00:00

사드갈등 잦아들자 분위기 반전
한화가 반납한 사업권 놓고 롯데-신라-신세계 ‘빅3’ 모두 신청
매출연동 임대료 방식 개선도 한몫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업계 3대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현재는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제공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 면세업계 ‘톱3’가 모두 뛰어들었다.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은 김해공항, 김포공항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매출액에 따라 움직이는 임대료 방식을 택한 데다 한중 관계 개선 분위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업계 상위 3개 업체가 모두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곳이 넘는 업체가 제주공항 면세점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열기가 고조됐다. 정작 입찰에는 공항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대기업만 참여에 나섰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김포와 김해공항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도 실패를 거듭했는데, 제주공항엔 대기업 3곳이 모두 참여해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했다.

이번에 입찰한 면세점은 1112.80m² 규모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하는 곳이다. 한화는 2014년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면세사업에 진출했다. 당초 2019년 4월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올해 3월 중국 금한령(禁韓令)이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80% 이상 추락했다. 한화는 올해 7월 면세점 사업권 반납을 선언했다. 매출이 연간 임차료(250억 원)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다만 새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공항공사 측 요구로 올해 말까지 연장 운영을 하고 있다.

임대료 산정 방식에 변화가 있는 것도 입찰 경쟁이 뜨거워진 배경이다. 고정액 방식의 임대료에서 매출과 연동한 영업료율로 변경한 것이다. 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소 영업료율은 20.4%다. 한국공항공사는 9일 후보 사업자 2곳을 선정하는 평가에 들어가며 향후 관세청의 검토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면세점 업계는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27만 명 수준이던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9월 3만 명 수준으로 90% 가까이 줄었다. 한화갤러리아가 사업권을 반납한 것도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 직원은 “현재는 개인적으로 온 소비자보다는 광군제(光棍節·중국 최대 쇼핑축제)를 앞두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보따리상의 수가 많다. 하지만 방문객 추이를 볼 때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가 평창 겨울올림픽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등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진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롯데, 공정위에 인천공항 신고

한편 9월부터 시작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임대료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인천공항공사와 맺은 공항면세점 임대 계약에 관한 불공정 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롯데면세점은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있더라도 재협상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한 특약과 과도한 계약 해지 조건이 불공정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은 공항과 시내면세점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2분기(4∼6월) 29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면세점 임대차 계약서는 공정위 심사를 받은 바 있어 문제가 없다. 사드 영향보다는 롯데의 과도한 투찰로 경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은서 clue@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