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특허권 사용 계약을 맺을 때 “칩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식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퀄컴의 이런 관행에 각국 경쟁당국이 잇달아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이 1조3000억 원, 중국이 60억8800만 위안(약 1조22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지난해 매출 3위인 퀄컴을 4위 브로드컴이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에 인수를 타진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퀄컴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성사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은 그야말로 격랑을 타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를 470억 달러에 사들인 퀄컴은 도리어 인수 대상이 됐다. 싱가포르 회사 아바고는 2015년 미국 브로드컴을 370억 달러에 인수해 이름을 바꾸고 퀄컴 사냥에 나섰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지난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32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를 만들어 1500억 위안 이상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굴기’에 나설 태세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