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실험 아닌 실전… 전투적인 한국축구 되찾자”

입력 | 2017-11-07 03:00:00

평가전 앞둔 신태용호 첫날 훈련 “손흥민 투톱 뛰는 모습 보며 힌트”
손흥민 “내게 붙은 물음표 떼낼 것”




“실험이 아닌 실전이라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이근호)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소집 첫날인 6일 수원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실시된 ‘몸 풀기 패스 훈련’이지만 코칭스태프는 강하게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발밑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해. 다시 해보자.” 유럽에서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곧장 귀국한 선수들도 휴식 없이 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렸다.

신태용 감독(47) 부임 이후 무승(2무 2패)의 늪에 빠진 대표팀은 콜롬비아(10일·수원), 세르비아(14일·울산)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와 38위 세르비아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62위)에 앞선다. 하지만 대표팀이 안방에서 또다시 졸전을 펼칠 경우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근호(강원)는 이날 “투쟁적인 한국 축구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신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를 모두 소집해 총력전에 나선다. 또 스페인 대표팀 등에서 일한 토니 그란데 코치(70)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50)도 영입해 코칭스태프를 보강했다. 이날 신 감독은 선수들이 러닝 훈련을 하는 동안 외국인 코치 2명과 훈련 방식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신 감독은 “외국인 코치들에게 대표팀의 첫인상을 물어보니 ‘너무 순하게 축구를 한다’고 했다”면서 “좀 더 거칠게 상대를 제압하는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 코치 모두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내가 눈과 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평가전의 과제 중 하나는 핵심 공격 자원인 손흥민(토트넘)의 활용법을 찾는 것이다. 신 감독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투 톱으로 뛰는 것을 보며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최전방 공격 자원으로 이근호와 이정협(부산) 등 활동량이 많은 선수를 뽑았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 뒤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선 손흥민에게 슈팅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은 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리그 경기에서도 해리 케인과 투 톱으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토트넘에서처럼)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과를 만들어내 나에게 붙은 물음표를 떼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콜롬비아도 한국전을 철저히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선수들은 6, 7일 이틀간 개별적으로 입국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콜롬비아 대표팀 측에서 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하겠다고 알려왔다. 자국 취재진에게도 훈련 장소 등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수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