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은 주로 밀가루 음식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이에 민감한 사람이 섭취하면 소화 장애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서양의 경우 5% 정도에서 이런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서도 쌀은 글루텐 프리의 대표 식재료로 인식돼 인기를 얻고 있다.
쌀은 밀에 비해 단백질의 함량이 낮고 글루텐이 없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은 식품이다. 쌀은 상대적으로 적은 단백질 양에도 불구하고 높은 아미노산가와 소화흡수율로 체내 이용률이 높다. 즉 많은 필수아미노산과 더불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 치매 예방 및 두뇌 대사 촉진에 좋은 가바(GABA)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 B군,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을 돕는 여러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주성분으로 함유돼 있다.
최근 쌀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며 쌀을 이용한 다양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서적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작 쌀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쌀의 진면목을 다소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97년 102.4kg에서 2016년 61.9kg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쌀이 비만과 당뇨의 주원인이란 오해로 쌀을 먹지 않으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쌀을 가까이 하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혈당 조절에도 좋다. 쌀의 복합전분과 식이섬유 성분은 소장에서 당질의 흡수를 지연시켜 식사 후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며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배출해준다. 이는 포만감을 부여해 과식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배설을 촉진한다. 또 은은한 단맛을 가지고 있어 다른 부식인 반찬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맛의 조화뿐 아니라 영양의 균형을 이룬다.
미국 듀크대 의대의 라이스 클리닉에서는 70년째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다이어트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준 스즈키식 다이어트는 하루 세끼 정해진 양의 밥과 다양한 해조류를 먹는 것이 특징이다.
황진아 명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