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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연골이 닳아 아픈 무릎,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교체

입력 | 2017-11-08 03:00:00

튼튼정보 무릎 부분인공관절수술




무릎 부분인공관절치환술을 하면 정상적인 관절 일부와 인대를 보존할 수 있다. 수술 후 무릎을 완전히 굽힐 수 있을 정도로 정상에 가까운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사진은 조승배 연세건우병원 원장. 연세건우병원 제공

무릎은 우리 몸의 버팀목으로 노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바로미터다. 특히 무릎 연골은 쓸수록 닳기 때문에 60세 전후에 관절염 발병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절염은 진행형 질환으로 초기·중기·말기로 나뉜다. 많은 환자들이 걱정하고 부담을 호소하는 시기는 말기 관절염이다.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뼈와 뼈가 맞닿고 통증이 극심해진다. 무릎 기능 제한으로 일상생활도 어렵다. 현재까지 말기 관절염의 치료는 인공관절치환술이 유일하다. 문제는 대다수 환자들이 심리적, 경제적 부담으로 유일한 치료법임에도 병원을 쉽게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입원기간 길고 정상관절 보존 어려워

우리가 인공관절치환술로 아는 것은 대부분은 ‘전치환술(TKR)’수술이다. 이 수술은 무릎 관절 전체를 통째로 들어내고 인공관절로 갈아 끼우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무릎 피부와 근육의 15∼25cm가량 광범위 절개가 필요하다. 슬개골 주위를 감싸고 있는 십자인대를 제거한 후 무릎 관절 전체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환자들의 인공관절 수술 부담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인공관절 삽입을 위해 슬관절 전체를 깎으면서 출혈이 생긴다. 뼈는 피부, 혈관과 달리 출혈 발생 시 지혈이 쉽지 않아 전치환술 시 평균 출혈량이 1500mL에 이른다. 수혈이 필수적이며 평균 2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또 피부와 근육의 절개 범위가 넓고 슬개골과 인대를 제거하다 보니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입원 기간도 3, 4주나 돼 환자 부담을 가중시킨다.

말기 관절염이더라도 건강한 인대·힘줄·뼈 등의 관절조직은 존재한다. 그러나 전치환술은 모두 제거해야만 수술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후 무릎 기능에도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분인공관절, 기능 살리고 부담 낮춰


전치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도입된 것이 부분인공관절수술이다. 조승배 연세건우병원 무릎수술팀 원장은 “무릎 관절의 안쪽에서 체중의 70%를, 나머지 30%는 바깥쪽에서 견디기 때문에 일정한 비율로 동일 손상되지 않는다”며 “개인의 체형, 자세, 생활습관에 따라 많이 쓴 부위일수록 많이 닳고 표면이 울퉁불퉁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말기관절염이라도 건강한 뼈, 조직이 존재해 부분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분인공관절수술은 피부와 근육을 7cm만 절개하고 무릎 관절 일부만 깎기 때문에 평균 출혈량이 300mL 정도에 불과하다. 통상 수혈을 안 해도 되는 양이다. 또 전치환술과 달리 슬개골·십자인대를 보존할 수 있다. 조 원장은 “부분치환술을 하면 관절 일부와 인대 등을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무릎을 완전히 굽힐 수 있을 정도로 정상에 가까운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분인공관절수술을 하면 평균 입원 기간이 7일 내외로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전치환술은 이식한 인공관절에 적응해 다시 걷는 연습을 위해 대개 2, 3주간 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분인공관절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시야가 좁은 상태에서 인대·힘줄 등을 살리면서 무릎 뼈를 깎아내야 하는 난도가 높은 수술이다. 이 때문에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야 확보의 어려움과 의사의 경험 부족에 따른 부정확한 삽입과 합병증 등으로 보편화되지 못했다.



무릎 부분인공관절수술 사진.

전문 컴퓨터 도입, 맞춤형 수술까지

연세건우병원은 최근 완벽한 부분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확도 높은 수술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무릎수술만을 위해 개발된 장비로 무릎 뼈를 어떤 각도로 어떻게 자를지 사전에 정밀하게 계측이 가능하다. 환자의 다리 정렬 상태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관절의 중심점을 찾아 의사에게 환자의 몸에 적합한 절개 각도와 범위, 인공관절 삽입 각도 등을 알려준다.

조 원장은 “전문 장비를 도입해 육안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정확한 계측이 가능하다”며 “수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마다 다른 무릎관절의 위치, 뼈 두께를 고려해 인공관절 삽입 각도를 제공받고 획일화된 수술이 아닌 환자 맞춤형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든 말기 관절염 환자에게 부분인공관절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부분인공관절은 △다리가 심하게 휜 경우 △관절염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경우 △십자인대나 내측인대가 손상된 경우 △이미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거나 실패한 경우에는 시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관절염 진단 이후 오랜 시일이 지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