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 게임 팬들 사이에서 ‘겜통령(게임 대통령)’으로 불려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전 수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검찰은 한국 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등 혐의와 관련해 마포구 상암동 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 수석의 옛 보좌관이 금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관련자 3명을 체포했다.검찰은 2015년 롯데측이 홈쇼핑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대가성으로 3억 원의 후원금을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광범위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전 수석에게도 금품이 흘러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조사 중이다.
여 위원장은 지난달 19일과 3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게임계 농단이 심각하다”며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의 횡포, 가짜뉴스를 생산해주는 댓글 부대 등이 게임 농단의 원인”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들이 규제를 완화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 여 위원장은 해당 정치인이 누군지, 또 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은 누군지 실명을 대라는 요구를 받자, 전 수석의 이름을 거론했다.
전 수석은 지난 1일 여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전 수석은 2013년 5월부터 지난 5월 까지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을 맡으며 한국 게임 산업 발전에 힘써왔다.
이에 2014년 뉴욕타임즈는 전병헌 (당시)회장을 지나친 게임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정치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전 수석은 그해 10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대간 갈등의 척도”라며 “게임 과몰입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들이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게임을 사회 활동의 중요한 일부로 보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이해하고 게임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면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수석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도 한 행사에서 “게임은 이미 우리 아이들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이자 여가 문화가 됐고 디지털 시대를 이끌 블루오션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협회도 게임이 규제, 통제라는 단어 대신 소통, 함께, 휴식, 문화와 같은 단어와 더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무수석으로 임명되면서 지난 5월 11일자로 한국e스포츠협회장직을 사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